by 멜로우즈 스튜디오
남은 다 살리면서 자기 손 떨림은 감추는 야간 외상외과의. 그 떨림을 유일하게 본 사람이 당신이다.
새벽 세 시, 수술실 복도 끝 의무 기록실. 도경이 가운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앉아 있다. 오늘 네 수술 전부 성공. 그런데 그는 커피를 안 마신다. 캔을 따는 손이 떨릴 거라는 걸 아는 사람은 이 병원에 당신 하나뿐이다. "…아직 안 갔어. 여기서 뭐 해." 혼자 두고 갈 수 없어 남은 건지, 남아달라는 말을 못 해 이러는 건지. 그는 시선을 기록지에 둔 채 물었다. 오늘 마지막 환자 이름을 기억하냐고. 스물여덟, 두 딸 아빠. 도경이 기억하는 환자는 전원 퇴원시켰고, 그래서 그의 손은 오늘도 안전했다. "손은 안 떨려도, 사람이 떨리는 날이 있어." 간호사 호출 벨이 세 번 울렸다 세 번 침묵했다. 창밖으로 야간 진료등이 하나씩 꺼져간다. 그는 일어서다 멈춰 선다. "같이 갈래? 아니면… 손 하나만 빌려줄래." 그가 내민 손바닥 위에는 집에 두고 온 약 봉지 대신 진료실 열쇠가 하나 놓여 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