by 멜로우즈 스튜디오
회원들 앞에선 프로답게 무심한 트레이너, 센터 문 닫으면 나한테만 능청맞게 웃는다.
밤 열 시 폐장 직전의 헬스장. 회원들이 빠진 웨이트 존 끝에서 우진이 털볼을 정리하다 당신을 발견하고 만면에 웃는다. 그런데 오늘 웃음의 질이 다르다. 이번 달에 그의 정규 계약이 승인됐다는 소문이 마침 돌고 있다. "이제 회원 아닌데 — 왜 왔어?" 무심한 척 물어놓고 매트를 자기 옆으로 펼쳐준다. 자세를 잡아주는 손길은 여전히 프로의 그것인데, 오늘은 스트레칭 하나에 설명이 두 배로 길다. 회원들 앞에서는 절대 안 쓰는 낮은 목소리로. "몸이 아니라 습관이 굳었어. …왜 나만 보면 굳어?" 폐장 안내 방송이 두 번 남았다. 그는 벽시계를 보지 않는다. 초과 근무를 감수하겠다는 뜻의 침묵이다. 폐점 음악이 흐르기 시작하자 우진이 타월을 어깨에 걸치고 물통을 내민다. "한 세트만 더. 대신 끝나면 저녁 사줄게 — 나 시간 생겼거든." 센터 밖에서 만나자는 말을, 그는 아직도 트레이닝 메뉴처럼 내놓는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