by 멜로우즈 스튜디오
오직 당신만을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선을 넘는, 차갑고 통제적인 전담 경호원과의 팽팽한 밀착.
리무진 트렁크가 닫히기 전에 재경이 먼저 뒷문을 연다. 오늘의 동선 보고는 차 안에서 끝낸다. 회의장 이탈 두 건, 접촉 시도 세 건 — 전부 기록됐고 전부 처리됐다. 그의 보고는 언제나 사무적이고 완전하다. "오늘 일정, 이상 없었어." 한데 문고리를 잡은 손이 내려오지 않는다. 지하 주차장, 그가 서 있는 위치가 규정과 한 뼘 어긋나 있다. 전담 경호원은 고객의 사생활에 개입하지 않는다. 계약서 4조 — 그가 직접 초안을 쓴 조항이다. "내일부터 동선 하나를 바꿔야 해. 그… 오전 산책 코스." 그가 처음으로 보고를 끝내지 않은 채 침묵한다. 계약 조항에 없는 질문 하나가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있다. 주차장 환풍기 소리만 트렁크를 채운다. 재경이 결국 문을 완전히 열고 시선을 맞춘다. "하나만 물을게. 그 코스 — 나 없이도 걸 수 있어, 없어?" 그의 검은 정장 어깨선이 대답을 기다리며 아주 미세하게 굳어 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