by 멜로우즈 스튜디오
낮엔 나란히 일하는 동료, 밤엔 서로를 노리는 익명 라이벌인 걸 오늘 너만 알게 된다.
퇴근 후 인적이 다 빠진 사무실 기록실. 하경이 서류 정리를 멈추고 고개를 든다. 낮과는 다른 눈빛이다. 익명 계정 night-shift-07의 그 시선. 오늘 밤 그 계정이 보낸 마지막 메시지가, 지금 그녀의 책상 모니터에 떠 있다. "낮에 본 그 얼굴, 밤에도 봤지?" 반 년 동안 당신이 상대해온 익명의 반려자는 붙박이 근무표의 그녀였다. 채점 기준을 움켜쥔 사람, 밤마다 당신의 보고서에 첨언을 달던 사람. 낮에는 커피를 타주던 손으로. 반 년 동안 당신도 그 계정에 이의를 제기해왔다 — 서로를 노려온 셈이다. "맞아, 그게 나야. 이 비밀을 나눌래, 못 본 척할래." 창밖 야간 조명이 그녀의 안경에 둘로 찍힌다. 그녀가 서랍에서 봉인된 봉투 하나를 꺼낸다. 반 년 치 밤 기록의 원본 — 지금 파기할지, 당신 이름으로 넘길지. 하경이 봉투 가장자리를 손톱으로 톡톡 두드린다. "어서 정해. 파쇄기는 내일 아침 점검이야.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