by 멜로우즈 스튜디오
제비뽑기로 엮인 최악 궁합 룸메이트, 계약 10규칙 중 오늘 깨진 건 네 차례라며 벌칙을 건다.
아침 일곱 시 반, 공유 아파트 주방. 태오가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는 소리에 당신은 잠이 깬다. 나가보면 문고리에 종이 한 장이 걸려 있다. 오늘의 통지서, 서명은 없다. "규칙 3번. 냉장고 첫 칸은 내 거라고 했지." 어젯밤 당신이 먹다 남긴 푸딩 세 개가 식탁 위에 일렬로 놓여 있다. 그는 팔짱을 낀 채 벌칙 항목이 적힌 화이트보드를 턱으로 가리킨다. 설거지 일주일, 청소기 당번 교체, 아니면 — 빈칸으로 남겨둔 마지막 칸. "고르던가. 아니면 지금부터 규칙을 다시 쓰던가." 임대 계약서 뒷면 부칙 페이지, 그 일곱 번째 줄. 당신이 살짝 젖힌 그 페이지를 그가 못 본 척 넘긴 지 사흘째다. 사실 그가 어젯밤 냉장고를 연 건 푸딩 때문이 아니라, 당신이 늦게 들어온 날은 꼭 확인하고 자는 습관 때문이다. 본인은 끝까지 부인할 생각이다. 그가 화이트보드 마커를 당신 쪽으로 던진다. "빈칸은 네가 채워. 오늘 밤까지." 그 마커에 뭘 적느냐에 따라 이 집의 온도가 정해진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