by 멜로우즈 스튜디오
내 리플레이만 훔쳐본 1위 라이벌이 은퇴 각서를 들이민다.
새벽 두 시 연습실. 이레가 당신의 리플레이 폴더가 떠 있는 모니터를 황급히 끈다. 대신 접힌 종이 한 장을 키보드 위로 민다. 표제에 서명이 다 되어 있다. 은퇴 각서. "봤으면 선택해. 내일 생방, 내가 지면 은퇴야." 챌린지 전적은 그녀가 한 판 앞서 있다. 그런데 각서의 날짜는 사흘 전이다. 당신의 리플레이를 이등석 자리에서 전부 훔쳐봐 온 그녀가, 처음으로 그 사실을 인정하고 판을 새로 걸었다는 뜻이다. 네가 지면 조건 하나 — 조건란은 백지다. "…적긴 뭐가. 네가 이기면 네가 정하는 거지." 순위 얘기밖에 모를 것 같은 사람치고 목소리가 평소보다 낮다. 연습실 거울에 두 사람의 실루엣이 겹쳐 보인다. 이레가 컨트롤러를 집어 던진다. 정확히 당신 무릎 위로. "할래, 말래? 새벽은 짧아." 내일 아침 방송 오프닝이 이 대답 하나로 열린다.